이자가 원금보다
많아집니다
"한도가 모자라면 만기를 40년으로 늘리세요." 자주 듣는 조언이고, 틀린 말도 아닙니다. 한도는 늘고 월 상환액은 줄어듭니다. 다만 그 대가가 얼마인지는 아무도 잘 말해주지 않습니다. 계산해 보겠습니다.
같은 4억을 빌린다면
대출 4억, 금리 4.2%, 원리금균등 상환. 만기만 바꿔봤습니다.
| 만기 | 월 상환액 | 총 상환액 | 총 이자 |
|---|---|---|---|
| 20년 | 2,466,283원 | 5억 9,191만원 | 1억 9,191만원 원금의 48% |
| 30년 | 1,956,069원 | 7억 418만원 | 3억 418만원 원금의 76% |
| 40년 | 1,721,851원 | 8억 2,649만원 | 4억 2,649만원 원금의 107% |
4억을 빌려 8억 2,649만원을 갚습니다. 집 한 채 값을 은행에 더 내는 셈입니다.
월 상환액만 보면 40년이 매력적입니다. 20년보다 월 74만원이 쌉니다. 당장의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그런데 20년 더 내는 대가로 총이자가 2억 3,458만원 늘어납니다.
그래서 한도는 얼마나 늘어납니까
여기가 진짜 따져볼 지점입니다. 만기를 늘리는 목적이 보통 한도니까요. 연소득 7,000만원, 기존 대출 없음, 금리 4.2% 기준으로 각 만기의 DSR 최대한도까지 빌린다고 하겠습니다.
| 만기 | 대출 한도 | 월 상환액 | 총 이자 |
|---|---|---|---|
| 20년 | 3억 3,370만원 | 2,057,493원 | 1억 6,010만원 |
| 30년 | 4억 202만원 | 1,965,953원 | 3억 572만원 |
| 40년 | 4억 4,071만원 | 1,897,098원 | 4억 6,990만원 |
· 한도는 3,869만원 늘어납니다
· 총이자는 1억 6,417만원 늘어납니다
더 빌린 돈 1원당 이자를 4.24원 더 냅니다.
3,869만원을 더 빌리자고 이자를 1억 6,417만원 더 내는 거래입니다. 월 상환액은 겨우 6만 8천원 줄어듭니다. 이 정도면 "한도가 모자라니 40년으로"라는 판단을 다시 해보실 만합니다.
왜 기대만큼 한도가 안 늘어납니까
만기를 33% 늘렸는데 한도는 9.6%밖에 안 늘었습니다. 이유가 두 가지입니다.
하나 — 원리금균등의 구조
만기를 늘리면 월 상환액이 줄지만, 비례해서 줄지 않습니다. 뒤로 갈수록 이자 비중이 커져서 원금 상환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40년짜리 대출의 후반 20년은 사실상 이자를 갚는 기간입니다.
둘 — 스트레스 DSR이 만기가 길수록 더 세게 물립니다
| 만기 | 가산 없다면 | 실제 한도 | 깎이는 비율 |
|---|---|---|---|
| 20년 | 3억 7,844만원 | 3억 3,370만원 | 11.8% |
| 30년 | 4억 7,715만원 | 4억 202만원 | 15.7% |
| 40년 | 5억 4,205만원 | 4억 4,071만원 | 18.7% |
가산금리가 없었다면 40년 한도가 5억 4,205만원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스트레스 DSR이 18.7%를 깎아 4억 4,071만원이 됩니다. 만기를 늘려 얻으려던 이득의 상당 부분을 여기서 반납합니다. 스트레스 DSR의 작동 방식은 따로 정리했습니다.
나이도 계산에 넣으십시오
은퇴 후 15년 넘게 원리금을 갚아야 합니다. 국민연금 수령액으로 월 190만원을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보셔야 합니다.
물론 대부분은 만기까지 안 갑니다. 중간에 팔거나 갈아타거나 중도상환합니다. 그래서 "어차피 40년 다 안 낼 거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계획대로 안 되는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만기 선택입니다. 집값이 안 올라 못 팔거나, 금리가 올라 갈아타지 못하는 상황이 실제로 생깁니다.
또 40년 만기 상품은 연령·자격 요건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 34세 이하 청년이나 신혼부부로 대상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40년으로 늘리면 되지"라고 계획을 세우기 전에 본인이 그 상품 대상인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예시로 보겠습니다
36세 직장인,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마음에 둔 집이 있는데 30년 만기로는 한도가 4억 202만원이라 조금 모자랍니다. 은행에서 "40년으로 하면 4억 4천까지 됩니다"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이때 따져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
| 1 부족분이 3,869만원으로 메워집니까? | 그 이상 모자라면 만기를 늘려도 어차피 못 삽니다. 예산 자체를 낮춰야 합니다. |
| 2 이자 1억 6,417만원을 낼 가치가 있습니까? | 같은 돈으로 조금 저렴한 단지를 30년에 사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
| 3 76세까지 갚을 계획이 섭니까? | 중도상환 여력이 생길 소득 전망이 있는지 봐야 합니다. |
1번에서 걸리면 만기 논의 자체가 의미 없습니다. 예산을 다시 잡아야 합니다.
2번이 핵심입니다. 3,869만원을 더 빌려서 사는 집과, 그 돈만큼 저렴한 집을 30년 만기로 사는 것 중 어느 쪽이 나은지는 두 집의 차이가 1억 6,417만원어치인가로 판단하십시오. 같은 단지 안에서 층이나 향이 조금 다른 정도라면 답은 명확합니다.
3번은 대비책입니다. 40년으로 받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조건을 확인해 두시고, 여력이 생길 때마다 원금을 갚아 실질 만기를 줄여가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처음부터 40년을 다 낼 생각으로 받는 것과, 40년으로 받되 앞당겨 갚을 계획을 세우는 것은 다릅니다.
정리
- 40년 만기로 4억을 빌리면 이자가 원금보다 많습니다(107%).
- 30년 → 40년으로 늘리면 한도는 3,869만원 늘고 이자는 1억 6,417만원 늘어납니다.
- 만기가 길수록 스트레스 DSR이 더 세게 물려서 한도 증가폭이 작습니다.
- 35세에 40년이면 완납이 75세입니다. 은퇴 후 상환을 계산에 넣으십시오.
- 늘리시겠다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조건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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